상류의 탄생
받자마자 다 읽어내려갔다. 물 흐르듯이 책장이 잘 넘어 갔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다. 저자에게 전적으로 동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이 물질 만능주의에 물들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 자신의 삶도 인격 인간유대 중심에서 부귀 성공 승리 중심으로 나이를 먹으면서 바꼈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한다. 물질과 능력에 내면과 이타심을 함께 키워가야 겠다. 책은 행복이다.
이 책의 저자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자의 삶을 살았다. 주로 뉴욕에서 평생을 살면서 미국의 명문 고등학교를 나오고, 연방 공무원 생활을 할 정도로 미국 사회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못하는 ‘한국인’이기도 하다. 저자는 언젠가부터 자신이 사랑하는 한국의 소박하고 정 많고 점잖은 사람들이 이른바 힘 있고 돈 많은 무늬만 상류들에게 밀려 기를 펴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이 경험하고 공부한 진짜 ‘상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펜을 들었다.1부 ‘누가 상류인가?’에서는 어떤 사람들을 상류라고 부를 수 있는지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상류’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사회적 지위가 높고 돈이 많은 ‘승자’와는 거리가 멀다. 저자는 한국인들이 미국의 화려하고 왜곡된 아메리칸 드림을 좇느라 정작 미국을 지탱하는 상류와 그들의 가치에 대해서는 성찰하지 못했음을 지적한다.2부 ‘책임을 다한다는 말’에서는 한국인들이 좀처럼 관심을 가지지 않는 미국의 오래된 상류들의 진면목에 대하여 다룬다. 저자는 오랜 시간 조사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담아두었던 생각들을 풀어놓는다. 상류의 가치는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 일종의 공중도덕에 가깝다.3부 ‘다르게 사는 방법’에서는 부모와 재산과 학벌에 의해 형성되는 고정된 계급이 아니라 내면의 자세에 따른 유동적 계급, 즉 ‘내면의 계급’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은 이런 고결한 책임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지도층의 다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사회가 전반적으로 건강할 수 있다는 지적은 경청할 만한 부분이다.
책머리에
1부 누가 상류인가?
01 불편한 이야기들
탐욕의 1퍼센트와 반사회적 인격장애
승자와 상류를 혼동하지 말라
워너비 문화
한국 사회의 속물화
LA 교민 문화와 미국 유학파
02 너희가 상류를 믿느냐
무심한 사람들
교황이면 상류일까?
상류 인간의 표본
03 계급 이야기
돈이 이겼다?
타락한 귀족
성공한 야만인
쓸모 있는 바보들, 중산층
2부 책임을 다한다는 말
04 윗물이 맑은 나라
미국의 상류 정신
가장 위대한 세대
레이건은 상류가 아니었다
외롭지 않은 진보
철학이 있는 자본
정말 정승같이 쓰는 부자들
05 상류의 특질
가격이 아니라 가치다
올드머니와 와스프
어느 ‘명문 고등학교’와 능력주의의 촌스러움
프리우스, 신분의 상징
‘갑질’은 아주 점잖게
06 정신적 지주
건국의 힘, 농장으로 돌아간 대통령
대통령의 약자 편향
상류들의 의식 수준
생각의 크기
07 사회의 기둥
사악하지 말라
신뢰받는 언론
이 땅의 가장 높은 법원
대학 랭킹과 교육의 본질
08 신뢰와 존중
너무도 끊기 쉬운 신문
상류의 화법
대통령의 시간
3부 다르게 사는 방법
09 내면의 계급
신데렐라에 대한 고찰
고결함을 지향하는 사회
내면의 귀족, X 부류
10 미국을 넘어
‘좋은 나라’의 기준
복지 성공 사례: 스웨덴
공평하고 긍정적인 배움: 핀란드
예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고민: 독일
‘훈훈한 분위기’는 정부로부터 나온다: 덴마크
상류 용어 사전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