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드라마가의 혁신으로 다가왔던, 현빈의 시크릿 가든에서 나왔던 시집이다.
그래서 시크릿 가든 시집이라고 불려지도 한다.
긴 연휴의 시간 중에 시집을 선택한 것은 다름 아닌 여유로움을 누려볼려는 심산이였다.
시집을 읽느 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쉽게 넘어갈 거 같은 시 한편이 절대 쉽게 넘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눈여겨 보았던 시는 가면 우울증과 책 읽는 남자였다.
우리시대의 책읽는 사람은 실직이고, 그것은 질식이다.
그 질식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 당분간 도서관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가면 우울증은 자신을 정의할 수 없고,
자신을 가장 잘 모르는 사람들이 득실득실한 지금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가면 우울증
나는 즐겁다
(즐거워야 한다)
나는 너그럽다
(내 심장은 퀼트처럼 조각나 있다)
나는 웃는다
(울음은 멈춰지지 않으므로)
나는 늘 기도한다
(십계명의 하지말라가 하라로 읽힌다)
나는 노래한다.
(내 귀를 막고)
나는 아픈 적이 없다
(병명을 모른다)
얼굴 위에 얼굴을 덧씌운다
(버릇이 되면 숨 막히지 않는다)
나는 나나
(나는 내가 아니다)
1997년 등단한 이래 줄곧 해체 직전 혹은 해체 직후의 신체, 붕괴와 합일의 경계에서 유영하는 정신을 생생하고 정념 어린 시어로 기록해 온 강기원 시인. 그녀는 세 번째 시집인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 에 이르러 경계 상황의 위태로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간과 심장을 나누어 갖는’ 사랑의 순간과 ‘내 안의 열기가 식어 가는’ 한밤의 공허 사이, 모든 것이 ‘거울을 보듯’ 명료해지는 하나 됨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는 데 성공하였다.
강기원의 시는 자신을 향한 고해성사와 닮았다. 모든 가면을 벗고 거울 앞에 나아가 진정한 자신의 얼굴을 마주하는 어두운 밤. 육체를 산산이 분해하고 영혼 깊은 곳까지 해부하는 지독하게 솔직한 응시 이후에 그녀의 언어는 그 누군가와 다시 만나게 될 때 를 위한 기원(祈願)으로 화하는 것이다.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눈부시도록 캄캄한 정오, 그 기적과도 같이 행복한 절망의 시간을 그려 낸 시인은 어쩌면 우리의 삶과 우리의 갈망과 그 모든 어긋남에 대해 가장 결정적인 것을 밝히고 있는지도 모른다.
自序
1부
독자에게
흡혈
인형
장미의 나날
웃는 데드마스크
하몽
마리오네트는 내 친구
로제타석
굴
우는 방
늙은 우럭
가면 우울증
인어 회를 먹다
흙안개
메멘토 모리
아바타
회색인
ID
해체된 후
알파 늑대
죽은 만돌린
투견
2부
月牙泉
아플리케
두 사람을 위한 퍼즐 놀이
껌, 나를 뱉다
아슬아슬하게
너라는 캔버스
물과 불의 결혼
2인3각 경기
스핑크스, 일어서다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나
방황하는 피
초록각시뱀
밤의 욕조
오이도 행 지하철
밤의 송곳니
정오의 카페 7그램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일
3부
퍼스나
랭보座
미뫼
길고양이
오르골 상자
흑묘(黑描)
달팽이
어지자지
그대로 옮기기
케이프산 얼룩말
가족사진
신문
책 읽는 남자
2% 때문에
불온한 독서
책장의 귀를 접다
작품 해설/ 유준
멋진 귀를 얻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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