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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나라 이야기 1 : 마법사의 조카


C. S. 루이스의 역작인 『나니아 연대기』에는 일곱 개의 이야기가 있다. 그 중 작품 내 시간 상 첫 번째 이야기가 ‘마법사의 조카’이다.(작품 집필 순서는 ‘사자와 마녀와 옷장’이 가장 먼저 쓰였다.) 몇 년 전 합본으로 된 책을 선물 받아 읽은 적이 있고, 그 이후에도 나니아 연대기를 분석하는 다양한 책들을 봐 오던 중, 이번에 중학생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어갈 기회가 생겨서 다시 오랜만에 정독을 시작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나니아의 창조와 관련된 내용이다. 아픈 엄마와 함께 런던의 친척 집에 머물게 된 디고리는 이웃집 소녀인 폴리와 함께 동네 탐험에 나서다 실수로 출입이 막혀있던 외삼촌의 방에 들어간다. 마법으로 ‘다른 세계’로 빠져들어 가게 된 두 사람은, 우연히 파괴된 왕국인 찬의 여왕이라고 주장하는 마녀를 잠에서 깨우게 되고, 그녀와 함께 런던에 돌아오면서 한 바탕 소동을 벌인다. 간신히 마녀를 다른 세계로 데리고 들어온 디고리와 폴리. 그들이 도착한 곳은 “사자”가 새로운 세계인 나니아를 만들어내고 있는 현장이었다. 본능적으로 마녀는 사자를 피해 숨었고, 한 바탕 사건을 겪은 외삼촌은 전보다 조금은 나은 사람이 되었다. 아, 그리고 디고리는 사자 아슬란에게서 받은 마법의 사과로 아픈 어머니를 치료할 수 있었다. 다양한 저작들을 통해 루이스는 인간의 속성과 성격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 바 있다. 비록 어린이들을 위해 쓴 책이지만, 이 작품에서도 루이스의 그런 면이 잘 드러난다. 우선 루이스는 마녀와 외삼촌의 주요한 성격적 특징을 묘사하면서, 그들이 오직 이익이 되는 면에만 집중하고 나머지에는 관심이 없는 인물들이라고 소개한다.하지만 그것은 물론 마녀다운 행동이었다. 찬에서 마녀는 자기가 이용하고 싶은 사람이 디고리였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만 빼고는) 폴리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제 앤드루 외삼촌이 있으니까 디고리한테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아마도 마녀들은 거의가 이럴 것 같다. 마녀들은 이용할 수 없는 사물이나 사람한테는 관심을 갖지 않는 법이다. 그들은 너무나도 계산속이 빤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꽤나 흥미로운 통찰인데, 그저 마술은 악한 것이라는 단순한 접근이나, 그들의 말과 행동에서 묻어나오는 비열함을 가지고 성격을 묘사하는 쉬운 방식을 넘어, 악한 이들의 근본적인 심성 부분을 잘 파악해 냈다. 철저한 자기 이익에 기초한 ‘선택적 무관심’이야 말로, 우리 사회를 점점 망가뜨리고 있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 또 한 가지는 그렇게 자기 목적만을 위해 남을 이용하기를 즐기던 앤드루 외삼촌이 아슬란을 만났을 때 보여주었던 반응이다. 그는 저런 위험한 사자를 사냥하기 위한 사람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반응을 시작하더니, 디고리와 폴리를 비롯한 나니아의 여러 생명체들이 아슬란에게 나아갈 때도 혼자 숨었다. 결국 아슬란을 대면한 후에도 모두가 알아듣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하고 그저 으르렁 대는 사자소리만 듣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루이스는 아슬란의 입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내가 말을 해도 저 친구에게는 으르렁거리는 소리나 울부짖는 소리로만 들리겠지. 그렇다, 아담의 아들들아, 너희는 너희에게 은혜가 될 모든 것들에 대해 얼마나 교묘하게 너희 스스로 막아 버렸느냐!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것들만 찾아다니던 이들은, 결국 정말로 자신에게 필요한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묵직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아슬란이 나니아를 창조하는 부분이었다. 놀랍게도 이 때 아슬란은 노래로 세상을 창조한다. 성서 속 이야기의 좋은 패러디이면서, 그 안에 담긴 분위기까지 실감나게 담아내는 부분이다.(사실 루이스는 이 점에서 두각을 보여주는 작가이기도 하다) 흔히 ‘창조’하면 단순히 교리적으로, 혹은 그 순서를 설명하는 데 그치거나 온갖 기술적 문제들을 애써서 갖다 분이는 경우가 전부다. 하지만 루이스는 이 주제를 매우 창의적으로, 그리고 예술적으로 표현해 낸다. 노래로 세상을 창조하는 사자라니, 이보다 기발한 내용이 있을까. 물론 그리 길지 않은 내용이기도 했지만,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그만큼 볼만한 책이었다는 것.
영국 도서관협회에서 가장 우수한 어린이 책에 수여하는 카네기 상 을 수상한 어린이 판타지 문학의 진수이다. 탄탄한 구조와 생생한 캐릭터, 박진감 넘치는 사건 전개로 저자가 새로 창조한 세계, 나니아의 탄생에서 멸망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분량만으로도 대하 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이 책은 각권마다 분명한 특성을 갖추고 있다.

이를테면 우리 세계의 아이들이 나니아로 들어가는 방식도 일곱 권이 모두 다르고(옷장에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액자 속에도 들어가고 탈출을 위한 비상구에 들어가는가 하면 안 들어가기도 한다), 주인공이 싸워야 하는 대상도 모두 다르다(마녀와 싸우거나, 독재자와 싸우거나, 파도와 혹은 두려움이나 거짓말과도 싸워야 한다). 당연히 전개 방식도 다르고, 다양한 화자와 화법이 동원되어 읽는 이를 매료시킨다.

그런가 하면 각 권이 서로 꽉 들어맞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 하나, 말 한 마디도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따라서 이 이야기를 읽다 보면 한 나라의 역사를 읽는 듯 머릿속에 연대표가 그려진다. 첫 권을 잡은 독자가 일곱 번째 책까지 자연스럽게 손에 잡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간된 지 51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원서에 충실한 번역과 유려한 문장으로 읽는 데 막힘이 없다. 또 우리 문화와 맞지 않는 부분에 옮긴이 주를 달아 이해를 돕는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또 8쪽으로 꾸며진 화보(작품해설, 등장인물 소개, 나니아를 여행할 때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도 이 책을 읽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1편 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느 여름날, 앤드루 외삼촌의 마법에 걸려 들어 딴 세상으로 가게 된 폴리와 디고리. 그 곳에서 디고리가 호기심으로 황금종을 치는 바람에 마녀 제이디스 여왕이 깨어난다. 마녀가 인간 세상으로 들어와 멋대로 휘젓고 다니자, 마녀를 내쫓아 버리려던 디고리와 폴리는 우연히 이제 막 탄생된 젊음의 땅 나니아로 들어가게 된다. 나니아의 위대한 창조주 아슬란을 만난 디고리와 폴리는 앞으로 나니아를 지켜 줄 신비스런 사과 나무를 그 곳에 심고 우리 세상으로 무사히 돌아온다. 그리고 나니아에서 가져온 마법의 사과 씨를 마당에 심는다. 디고리가 중년의 교수가 됐을 때쯤 자란 사과 나무가 폭풍에 쓰러지고, 디고리는 그것으로 옷장을 만들어 시골집에 옮겨 둔다.


1. 잘못 들어간 문
2. 디고리와 외삼촌
3. 세계와 세계 사이에 있는 숲
4. 금종과 금방망이
5. 불길한 낱말
6. 앤드루 외삼촌의 첫 고생
7. 현관문 앞에서 생긴 일
8. 가로등 기둥에서의 싸움
9. 나니아 건국
10. 첫 번째 농담과 여러 사건들
11. 곤경에 빠진 디고리와 외삼촌
12. 스트로베리의 모험
13. 뜻밖의 만남
14. 나무 심기
15. 이 이야기의 끝과 다른 이야기들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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