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인트의 冊이야기 2017-085 아름다운 청소년-14 【 가짜 블로거 】 _아나 알론소, 하비에르 펠레그린 공저/김정하 역 | 별숲 때로는 현재의 내가 아닌 ‘다른 나’가 되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훌리아로 변신한 그날은 다른 금요일과 똑같이 시작되었다. 다른 모든 금요일처럼 그렇게 지긋지긋한 금요일이었다.” 모든 이들이 좋아할만한 금요일인데, 지긋지긋한 금욜이라니... 소설의 주인공 에바는 고등학생이다. 숨 막히는 집안 환경과 딱히 꼬집어 이야기하기 힘든 낮은 자존감 때문에 하루하루가 무료하기만 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공부하는 것이 제일 쉽다는 것,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비사교적인 성격이다. 그날 이었다. 그날 금요일. 에바는 동생 루시아가 장난삼아 찍어준 자신의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문득 페이스북 계정을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은 역광으로 찍혀있었다. 화장하고 원피스를 입어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그래서 그 사진이 더욱 맘에 들었다. 에바는 한 생각을 더 나아간다. 실명이 아닌 가명으로 페이스북을 만들면 어떨까? “ 봐서..아니다 싶으면 닫으면 되지.” 사진은 준비되었으니, 이름만 만들면 된다. 이리저리 생각해보다가 ‘훌리아 에스파다’로 정했다. 장난 반, 호기심 반으로 만든 페이스북 계정에, 순식간에 수많은 친구신청이 들어온다. 예상조차도 않았던 일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계정을 닫기가 힘들어진다. “이제 아무도 멈추게 할 수 없는 눈덩이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이미 훌리아 에스파다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계정이 있었다. 지금은 페이스북에서 사라졌다. 친구 신청을 해온 사람들은 예전의 훌리아 에스파다가 다시 돌아온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옛 훌리아는 독특한 독립 블로거였다. 특히 정치, 경제 부문의 모든 부패와 맞서서 정보 제공 및 캠페인을 벌이는 라이터이며 행동가였다. 그러다보니 어둠의 세력 속 제법 많은 적들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잠적한 줄 알았더니 다시 등장한 것으로 모두들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에바는 그 수많은 적들 중 한 세력에게 협박을 받게 된다. 에바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잠깐 동안 오프라인에서 몇몇 사람들과 접촉하게 된다. 이전의 훌리아를 알던 사람들이다(이전의 훌리아는 프로필 사진을 안 올렸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에바는 자신에게 잠재되어있는 능력(글쓰기, 분별력과 판단력, 단호함 등)을 알게 된다. 무료함과 답답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작했던 SNS활동이 에바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다른 사람의 이름이 아닌,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당당하게 블로그를 개설한다. 이 소설을 통해 SNS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가짜 블로거, 한 소녀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불의와 맞서는 방법, 요즘 국내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지만 가짜뉴스를 어떻게 분별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뉴스의 여러 면을 읽고 문화계, 경제계, 정치계 등에서 중요한 인물들의 표현 뒤에 숨겨진 것들을 찾아내는 거야.” #가짜블로거 #아름다운청소년 #아나알론소 #하비에르펠레그린 #별숲
지금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인터넷상에 나의 새 인물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외롭고 절망적인 현실에서 탈피해 새로운 삶을 꿈꾸며 인터넷 공간에 새로운 인물을 만든 에바. 처음엔 장난으로 시작했지만 눈덩이처럼 커져 가는 사건들을 겪으며 자신의 진정한 가치와 삶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에바의 모습은 답답한 일상을 견디며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스스로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인터넷상의 사회관계망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 속에는 긍정적인 면도 함께 존재하고 있음을 흥미로운 사건 속에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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